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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산업의 역사와 함께 한 10년

여기에 2014. 9. 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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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9월 국내 최초의 로봇 전문 매거진으로 창간됐던 월간 로봇기술이 어느 덧 10주년을 맞이했다. 강산도 변한다는 지난 10년의 시간 동안 국내 로봇산업계의 패러다임은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모로 변화해왔고, 또 지금도 변해가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지난 10년 간 로봇기술이 주목했던 크고 작은 사건을 비롯해, 로봇산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줬던 이슈들을 추려봤다.

What is  Happening?

지난 10년간 로봇산업계에는 크고 작은 이슈와 패러다임의 변화가 진행됐다. 이 변화는 제조용 로봇, 전문서비스로봇, 지능형 서비스로봇을 막론하고, 로봇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부품, 시스템 인터그레이션 혹은 지역, 국가, 시장 등을 넘나들며 산발적으로, 때로는 집중적으로 일어났고, 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되고 있다.
그간 국내 로봇산업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지정됐고,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이 제정되며 서비스로봇의 기반이 다져졌고, 중앙 부처 내 로봇관련 부서가 마련됐고,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개원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시장에 안절부절 못했고, 그래도 2조 원 규모의 시장은 형성됐고, 한편으로는 포화상태라는 제조용 로봇이 여전히 국내 로봇산업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새로운 로봇 어플리케이션이 적용될 수 있는 태양광, OLED 등의 시장이 각광받았고, 각광받던 시장이 주춤하며 제조용 로봇기업들은 기존, 혹은 새로운 어플리케이션 찾기에 집중하고 있고, 그러다보니 포화상태의 로봇 시장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메이저 제조용 로봇메이커들이 소형 분야까지 라인업을 확장하기도 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대규모 지진으로 로봇기업의 서플라이 체인이 무너졌고, 파급효과로 국내에서 영업하고 있던 일본 기업들의 납기가 대대적으로 늦어졌고, 세계는 기존에 개발됐던 재난·재해 로봇들의 수준미달을 경험했고, 뒤늦은 각국의 재난·재해 로봇 개발 붐이 일었고, 더불어 구글 무인자동차의 실현에 주춧돌이 됐던 DARPA 챌린지가 재난·재해용 로봇을 미션으로 내걸었고, 대한민국 로봇연구자들이 속한 2개 팀이 DARPA 로봇 챌린지 트랙A에 선정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병렬링크로봇의 특허 해제와 함께 병렬링크로봇 개발 붐이 일었고, 유·공압 동력원을 사용하던 로봇들이 대부분 서보모터를 채용하기 시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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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vice Robot

지능형 로봇 신성장 동력 지정
향 좋은 음식, 막상 먹어보니 설익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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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03년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추진계획’을 강조하면서 이후 2004년 지능형 로봇을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2007년 당시 과학기술부가 조사한 ‘차세대 성장동력사업 추진성과와 향후계획(2006년 기준)’에 따르면 차세대 반도체, 디지털 TV/방송, 디스플레이, 지능형 홈네트워크 등의 국내산업 기술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을 기준으로 50~90% 수준에서 70~95% 수준까지 향상된 반면, 로봇과 차세대 전지 분야는 원천기술 확보의 부족 등 미진한 성과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지능형 로봇 개발과 보급 촉진법을 2008년 3월 제정, 이에 근거해 본격적인 지원에 나섰지만 정부가 제시한 ‘2013 로봇3대강국·2018 로봇 선도국가’ 비전의 세부 목표였던 2013년 13.3%의 세계 시장점유율, 국내 생산 4조 원, 고용창출 누적 20,000명, 수출 10억 불, 250개 전문기업 육성에는 미치지 못했고, 세부적으로는 그간 지원이 이뤄졌던 지능형 서비스로봇 분야의 부진으로 인한 제조용 로봇으로의 시장 편중, 지능형 서비스로봇 시장의 부재, R&D 자금의 중복 편성, 부품·소재의 취약한 국산화율 등 다방면에서의 개선점이 필요한 상태이다. 이는 사업 추진 10년 만인 2012년에 디스플레이, 반도체, 차세대 전지 등 다수 산업 분야가 세계 1위로 자리매김한 것과는 대조된다. 
그러나 정부는 올해 제2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안을 발표하며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다.


지능형 로봇, 개발지향형에서 시장지향형으로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으시다면, 드시고 싶은 걸로 만들어 드리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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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지능형 로봇 분야는 기초기반 기술의 부재로 인해 R&D 위주의 사업이 주류를 이뤘고, 이는 실제로 상당한 수준의 로봇기술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로봇기술이 완숙해지는 시점에서 새롭게 대두한 문제점이 바로 시장의 부재였다. 개발된 로봇이 사용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가격은 비싼데 사용자의 니즈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로봇기술의 양적, 질적 발전을 추구해온 결과이다. 
10여 년이 지난 오늘날 로봇업계는 한 목소리로 시장 개척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이제 써먹을 수 있을 정도의 기술력을 보유했으니, 본격적으로 지능형 로봇기업들이 자생을 위한 시장 창출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시장 창출을 위한 키워드로 떠오른 것이 바로 융합이다. 
로봇은 대표적인 융합산업으로서, 다양한 산업에 하나의 툴로서 활용될 수 있다. 지금까지 ‘개발자 위주의 로봇 개발, 이를 통한 시장 창출 도모’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로봇 개발에 있어 수요자가 함께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고 있고, 로봇융합포럼을 필두로 최근에는 로봇이 종이 되고, 사용자가 주가 되는 로봇 개발에 대한 필요성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바야흐로 로봇이 하나의 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식해가는 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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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ustrial Robot

병렬링크로봇 특허해제로 인한 개발 붐
로봇은 하나지만 별명은 여러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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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로봇, 패럴렐로봇, 스파이더로봇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병렬링크로봇 개발이 몇 년 전부터 활발하다.
2007년 병렬형 메커니즘 로봇의 기본구조 특허 유효기간 만료 이후 현재까지 세계의 로봇기업들부터 포장·물류기업에 이르기까지 개발을 진행하며 이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특허 해제 이후 병렬링크로봇 개발에 역점을 두던 로봇업계가 다양한 시행착오를 통해 최근에는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서는 모양새다. 
한국에서도 병렬형 메커니즘 로봇 제조 열풍이 불고 있다. 국내에서 최초로 로픽이 토종 기술력으로 병렬링크로봇을 제조하기 시작했고, 이후 오토파워, 델타테크 등 다양한 기업들이 병렬링크로봇을 개발했다. 뿐만 아니라 동부로봇, 나온테크, NT리서치 등 다른 방면에서 활약하던 로봇기업들까지 해당 시장에 뛰어들며 점차 시장의 볼륨이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많은 기업들이 병렬링크로봇을 개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 로봇 적용 포화상태로 접어들고 있는 자동차, 전기·전자 산업 다음으로 로봇이 필요한 시장에 대해 한 로봇기업 대표는 식품 산업에서의 로봇 적용이 향후 더욱 커질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고 전망했다.
즉, 별렬링크로봇이 적용될 수 있는 시장의 잠재성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전동으로의 전환 이뤄지는 로봇구동방식
정밀한 기교가 중요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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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 LCD 산업의 성장과 함께 공장자동화를 위한 유·공압 구동기기 전문기업들이 전동 구동기기 제품 라인업을 선보이며 브랜드 이미지 쇄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 전시회를 가보면 다수의 액추에이터 전문기업들이 NEW라는 푯말과 함께 전동 액추에이터를 전시해둔 모습은 이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세밀한 위치 제어가 어렵고, 어플리케이션이 제한되는 유·공압 구동기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1956년 최초의 로봇기업 유니메이션이 설립된 이래 수십 년이 세월이 지난 최근에서야 전동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것일까. 
이는 희토류에 대한 관련 특허가 2007년부터 해제되며 전동 분야로의 진입이 수월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더불어 최근 로봇을 요구하는 산업분야가 고정밀 제어를 요구하는 것도 한 몫 한다.
한편 유압 구동 분야 역시 서보밸브와 유압모터를 적용한 EHS 시스템 등 한층 업그레이드되고 있으며, 로봇용 모터들은 점점 로봇시스템에 최적화되어가고 있으며, 서비스로봇 분야의 경우 로보티즈의 다이나믹셀과 같은 일체형 모터도 주목할 만하다.


Robot Market

로봇이 진출할 새로운 시장 태양광
신에게는 아직 로봇자동화가 필요한 공정이 남았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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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시장은 잠재력을 가늠하는 정도가 아닌 가능성이 확신되는 산업분야로, 세계적으로 국가별 장려 정책이 시행됐고, 반도체, LCD 분야의 기술적 유사점으로 인해 제조용 로봇기업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또한 반도체, LCD 분야처럼 규모의 경제를 이룩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더 높은 생산성을 위한 제조용 로봇의 적용이 매우 기대되는 분야였다. 실제로 솔라셀 제조 공정은 로봇이 적용되기 유용한 프로세스로 스토브리, 이노메탈이지로봇, 이엠코리아, 아뎁트 등 다양한 기업들이 발 빠르게 준비해왔다. 특히 2008년 LCD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가 적었던 반도체 분야의 로봇투자가 전망되었으나, 크게 증가하지 않으면서 국내 제조용 로봇업체들은 2007~2008 2년간의 로봇산업 침체기를 거쳤고, 이를 타개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솔라셀이라는 것에 대해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후 극심한 공급과잉으로 인한 저수익 구조로 인해 메이저 태양광 업체들의 설비투자가 중단됐고, 중국기업의 관망세와 각국 정부의 보호주의 정책으로 인해 태양광 산업 분야의 구조조정이 장기화되면서 최근 몇 년간 극심한 시장정체를 겪으며 제조용 로봇 업계의 구원투수가 되기에는 부족했다.
다만 최근 일본이 최대의 태양광 시장으로 부상하는 등 태양광 수요가 9.34GWp까지 증가했고, 그간 불황에 빠져있던 태양광 산업이 다시금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다시 한 번 로봇기업들의 진입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중국, 세계 로봇시장의 격전지로 부상하다
마지막 남은 파이가 가장 맛있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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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스타 천억 원 매출의 중요한 전략 포인트는 중국 시장 공략이었다. 중국 시장에 로봇자동화 바람이 불기 이전부터 이미 중국 각지의 세미나, 행사 등에서 로보스타 관계자들이 목격됐다는 후문이다. 
현재 로봇산업 분야에서 중국 시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로봇자동화로의 전환이 이뤄지는 신흥시장 중 중국은 가장 거대하고, 또 매력적인 시장이다.
메이저 로봇메이커들의 움직임도 발 빠르다. 중국 상하이에 로봇사업부를 설치한 야스카와전기나 후지코시를 비롯해 유럽의 ABB와 쿠카로보틱스도 중국에 새로운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로봇기업들이 중국을 가장 주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저렴한 임금으로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했던 중국이 이제는 저렴한 임금이라는 메리트를 잃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자국민 노동자 보호 정책과 급격한 속도로 성장하는 인건비 상승은 이제 중국이 로봇자동화 시대를 받아들일 시점임을 알려준다. 
노동자와의 갈등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폭스콘의 로봇 도입 소식은 이러한 중국 상황을 잘 대변해준다.
얼마 전 최근 폭스콘은 구글에 통신 기술을 매각하며 공동으로 로봇개발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올 7월에는 로봇 1만 대를 제조공정에 도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하나의 기업이 구매하는 로봇 대수가 대한민국의 한 해 로봇 시장규모와 맞먹는 격이니, 로봇기업들이 주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To sum up

격변의 지난 10년, 그 위에 세워질 앞으로의 10년
풍부한 조미료는 좋은 음식을 위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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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10년사, 라고 거창하게 이름 붙이기에는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지면은 한정되어 있다. 당대의 핫이슈가 지금은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거나, 정부의 로봇 정책 천명 이후 주가가 급등했던 로봇상장사가 이제는 뒤안길로 사라졌다. 삼성의 로봇사업부가 사라지고, 구글은 로봇기업들을 인수하고 있다.
집 안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들어오려면 앞으로 얼마가 걸릴지 모를 정도였는데, 소프트뱅크가 200만 원이 채 안 되는 인공지능 휴머노이드를 선보였다. 3D프린터의 등장으로 로봇 제조사의 주가는 급등했고, 로봇 개발자들은 보다 편하게 프로토 타입을 제작하게 됐다. 
분명한 것은 로봇 선지자들의 노력은 국내 로봇산업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고, 지금까지 한국의 로봇 산·학·연·관은 로봇개발을 위한 생태계 조성과, 인력 양성 그리고 시장 창출을 위해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의 지원과 노력을 해왔다는 점이다. 
이러한 노력이 일본과 독일, 미국의 틈새에서 한국이 로봇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원동력임은 부인할 수 없다. 
제2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 발표와 함께 로봇업계의 평가가 상당히 엇갈리는 상황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의견들의 수렴을 통해 월간 로봇기술 20주년 특집의 제목이 ‘글로벌 원탑 로봇국가 대한민국’이 될 수 있어야 된다는 사실이다.

※ 출처 : EngNews (산업포탈 여기에) - 로봇산업의 역사와 함께 한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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