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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플라스틱 도로, 아스팔트의 자리를 넘보다

여기에 2015. 8. 31. 16:31


주로 도로포장에 적용되던 아스팔트에 대한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가 지적되면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플라스틱의 도로 적용이 주목받고 있다. 네덜란드는 이미 매립 제한을 통해 다방면으로 플라스틱의 재활용을 모색 중이며, 이미 플라스틱 도로에 대한 적극적인 상용화에 나서기도 했다. 본문에서는 이러한 네덜란드의 정책과 EU의 대응 현황을 살펴봄과 동시에 플라스틱 도로의 활성화 방안도 함께 짚어봤다.
* 자료 : KOTRA 글로벌윈도우


1. 플라스틱 지속 가능 도로, 아스팔트 도로의 대안으로 부상
건설·건축회사 Volker Wessels는 지난 7월 플라스틱 도로 구상 콘셉트를 발표하면서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지속가능한 도로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Plastic Road로 기존의 아스팔트 대신 지속가능하고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재활용 플라스틱을 이용한 도로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이에 대한 기술개발은 Volker Wessels의 자회사인 KWS Infra가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로 활용하는 아스팔트 도로포장 공사에도 폐타이어, 유리, 슬래그와 같은 용광로 찌꺼기나 다양한 물질들이 재사용된다. 하지만 위 물질들이 혼합돼 열로 포장되는 과정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45만 톤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이는 전체 자동차 배기가스의 2%에 달하는 양으로 도로 공사량 대비 상당한 비중이다.
플라스틱 도로는 공장에서 선 제조방식이 가능해 각 부분을 만들어서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실제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조립만 하면 되기 때문에 통상 몇 달씩 걸리는 공사 일정이 단 몇 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WS Infra는 도로 건설과 보수 면에서 플라스틱 도로가 모두 아스팔트 도로보다 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플라스틱 도로 기술이 상용화 된다면, 서리 및 눈과 여름철의 열기 등 기후 변화나 자연 상태에서의 마모 등으로부터 도로가 영향을 적게 받아 수명이 최소 두 배에서 세 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플라스틱은 섭씨 -40℃에서 80℃까지 형태가 변하지 않아 도로로 개발된다면 지구상 거의 모든 기후에서 도로의 재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플라스틱 도로는 100%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구성돼 가볍지만 강한 내구성을 가지고 있다. 속이 비어있어 케이블이나 파이프관 등 기초 시설 매립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또한 도로를 미리 제조하는 과정에서 다른 요소들과의 결합이 가능해 기존의 신호등 센서, 속도 감지 기계, 가로등 전선 연결 등의 설치에서 쓰였던 선 포장 후 매립방식보다 도로 완공 기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반이 모래로 이루어져 있는 네덜란드에서는 도로가 주저앉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로 공사가 많이 이루어지는 편인데 상대적으로 가벼운 플라스틱 도로를 설치한다면 공사기간 및 빈도를 줄이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KWS Infra사는 우선 네덜란드 시장에서 플라스틱 도로 판매를 시행할 계획으로 기존 소비자들에게 플라스틱 도로의 우수성과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것이 우선과제라고 전했다. 현재 KWS Infra사는 TU Delft 등 대학 연구기관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해 3년 내로 플라스틱 도로 상용화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타 정부 기관들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2. 플라스틱, 새로운 자원으로 이미 활발히 사용
NRK(The Dutch Federation of Rubber and Plastics Industry)에 따르면 네덜란드 내에는 현재 4만 명 가량이 플라스틱 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고, 현재 470개에 달하는 플라스틱 제조업체들이 전 분야에 걸쳐서 활동 중이다. 매해 약 200만 톤의 플라스틱이 네덜란드 내에서 생산되며, 이는 EU 전체에서 약 4~5%를 차지하는 수치이다. 2013년에는 76억 유로에 달하는 거래액을 기록한 바 있으며 2014년에는 더욱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EU전체에서는 현재 약 150만 명의 사람들이 약 6만 개의 업체에서 플라스틱 산업 부문에 종사하고 있다. 매해 약 4,700만 톤의 플라스틱이 EU에서 생산되며 이는 전 세계 생산량의 20%에 달하는 비중이다. 플라스틱 산업은 EU에서 5위 안에 드는 혁신 산업 부문으로, 최근 10년간 EU 기술 특허 중 플라스틱 관련 특허가 4%에 달한다. 특히 매년 650만 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재활용되고 있어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 또한 하나의 주된 산업이 되고 있는 추세다.


3. 네덜란드에서 플라스틱 재활용은 ‘의무’
현재 네덜란드에서 생산되는 플라스틱의 약 40%는 포장재 생산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2014년 생산되는 플라스틱 포장재들의 재활용 비율을 42%로 목표하고, 재활용 비율을 매 해 점차 늘려 나가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슈퍼마켓 체인점에서 Shelf Ready Packaging의 실시도 확대 중에 있다. Shelf Ready Packaging이란 물건들의 포장을 최소한으로 줄여 유통매장에서 박스채로 상품 진열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최소한의 노동 및 포장 재료로 물건을 진열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들에 대해 네덜란드 정부는 다수의 기업과 ‘에너지 효율에 관한 장기 협약(LTA; Long-term Agreement on Energy Efficiency)’을 맺어 기업들이 스스로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쓰레기 매립 금지법 역시 1995년에 네덜란드가 유럽에서 처음으로 도입해 199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으며 현재 64개 쓰레기 분류로 나누어져(플라스틱은 가연성 쓰레기에 포함) 각 카테고리의 매립 조건에 맞게 금지법이 시행되고 있다. 매립 금지법을 실시한 이후 네덜란드 정부는 매립세를 부과해 가연성 쓰레기는 톤당 108유로, 불가연성 쓰레기는 톤당 16유로를 부과하기도 했으나, 2012년에 이르러 쓰레기 매립세를 전격 폐지했다. 쓰레기 매립세는 초기에 네덜란드의 쓰레기 매립 비율을 낮추는데 효과적이었으나, 현행 매립 조건들과 최근 몇 년간 발전한 쓰레기 재활용 기술로 더 이상 쓰레기 매립세가 유인효과를 낳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꾸준한 쓰레기 매립 금지법 실시로 매년 전체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10% 이하만이 매립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4. EU의 플라스틱 2020 Challenge
유럽의회는 지난 2014년 1월 14일 결의안을 통해 대부분의 유해 플라스틱 및 비닐봉지 사용을 2020년까지 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이러한 결의안의 배경은 플라스틱 폐기물이 환경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에도 관련 법규의 강도가 미비하며, 내용이 불명확하다는 유럽의회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의회는 집행위원회에 구속력을 발휘할 수 있는 폐기물 재활용 계획을 수립하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그 결과 유럽의회는 현 EU 폐기물 지침의 재검토는 물론, 플라스틱 폐기물의 회수, 재활용, 분류 등 전 과정에 대한 필수 기준을 확립할 것을 집행위에 제안했으며, 플라스틱 폐기물 회수 목표를 80%로 증가시키겠다는 내용을 EU 법규에 반영하도록 요구했다.
EU에서는 2014년 기준 단 25%의 플라스틱 폐기물만이 재활용되고 있으며, 이번 결의안이 EU법으로 재편성돼 시행된다면 연간 720억 유로의 비용이 절감되고 4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5. 시사점
플라스틱 도로의 개발이 현실화 된다면 새로운 자원으로 플라스틱이 더욱 부상하게 될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다. 플라스틱 도로가 100%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구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은 새로운 성장점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 플라스틱 포장재 및 폐기물을 줄여나가려는 네덜란드 및 EU 회원국의 움직임으로 보아 향후 유럽으로의 수출을 생각하는 기업들은 포장재의 환경 친화력에도 신경을 쓴다면 더욱 친숙하게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출처 : EngNews (산업포탈 여기에) - 네덜란드의 플라스틱 도로, 아스팔트의 자리를 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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